19. 습관을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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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이 2시간도 안 남은 지금, 나는 내 앞에 놓여 있는 여러 가지 해야 할 일들과 자고 싶고 놀고 싶다는 생각 사이에서 갈등하고 있다. 일단 오늘은 밖에서 보낸 시간이 약 10시간 정도여서 힘이 하나도 없고 그냥 다 때려치우고 자고 싶다. 하지만 최소한 내가 해야 될 것 (강의 2개 듣기, 책 한 챕터 읽기)를 해놓으면 토요일 일요일을 조금이나마 덜 힘들게 보낼 수 있다는 생각 하나로 일단 책상에 앉는 것까지 성공했다. 누워있다가 일어나서 양치를 하는 몇 분동 안, 나는 왜 수요일과 목요일에 태평했는가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나는 항상 과제를 제때 끝내 놓는 편임에도 일단 일주일마다 과제가 계속 나오는 방식이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과제를 했는지 안 했는지 티가 안나는 게 문제인 것 같다. 과제 마감날에 닥쳐서 하는 공부는 효율이 현저히 떨어지기 때문에 마감날 기준 이틀, 늦어도 하루 전에는 끝내 놓기를 마음먹고 제때제때 하려는 습관을 만들고 있지만 쉽지 않다. 20년 동안 이렇게 살아온 관성이 이렇게나 무섭다.

 

내가 습관을 만드는 일에 성공한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면 딱히 없는 것 같다. 제때하기 습관 외에도 내가 공들이는 습관은 책 읽기가 있는데, 역시 제때 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책 읽기가 완벽하게 내 일상 루틴으로 들어오려면 한 1년은 더 있어야 할지도..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라는 생각 하나로 누워서, 대중교통에서, 앉아서 등 시간이 될 때마다 습관으로 만드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그래도 해볼까요'의 마음가짐으로! 대조적으로 일상에 스며든 나쁜 습관은 참 고치기가 어렵고 내 일생과 함께 해 온 것이라 나도 모르는 나쁜 습관도 많을 것이다. 대표적으로 늦게 자기 (이 문제는 학기 중에는 해결되는 편) 등..(더 많지만 차마 쓰기가 부끄러워서 줄임.) 이렇게 생각해보면 습관은 참 양면적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좋은 습관은 나를 좋은 쪽으로 변화시키지만 나쁜 습관은 나도 모른 채 일생을 함께할 수도 있다. 나쁜 습관을 빨리 고쳐야 된다는 법은 없으니까, 일단 좋은 습관 만들기부터 해결하고 차차 생각해보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