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에서 여실히 느껴지는 것을 꼽는다면 단연 집단의 부재일 것이다. 사람은 태어나 대개는 대여섯 살부터 가족을 제외한 다른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만들어나간다. 나의 유년기를 생각해보면 난 그다지 단체 생활을 좋아하지 않았고, 완벽히 섞여 들어간 편도 아닌 듯하다. 시간을 거슬러 유치원, 초등학교, 중학교 때는 사회가 요구하는 어느 정도의 표준을 갖추기 위해 학교에서 진행되는 일련의 활동들이 어렵게 다가온 것은 사실이다. 특히 새 학기 친구 사귀기와 같이. 중학교 때까지는 어떤 집단에 소속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었던 것 같다. 보통의 학생들 대부분이 이러한 노력을 수행하기도 하고.
부단한 노력 끝에 어쨌든 고등학교 졸업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보통 사람이 되어 있기는 하다. 혹자는 고등학교 졸업은 가만히 학교만 다니면 하는 거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다. 적어도 나에게는, 이런저런 일이 있어도 학교에 가서, 점심 먹고 저녁 먹고 자율학습까지 끝내고 집에 오는 하루하루가 쉽지만은 않게 흘러갔다. 내가 속한 신분에 대한 어느정도의 책임감과 함께, 집단에 어긋나지 않는 인간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
지난 20년간 이토록 집단으로부터 멀어져 있던 때가 있었나 싶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부딪기며 살아온 것일까. 나는 집단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요즘은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도 같다.